채무자 숨겨둔 돈 찾아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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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무자가 돈이 생겨서 '채무부터 먼저 갚아야지'라는 생각으로 채권자에게 실제 돈을 갚으면 문제가 되지 않겠지요.

하지만, 대부분의 채무자들은 채권자의 걱정과 스트레스는 뒷전이고 본인의 경제생활부터 챙기기 마련입니다.

그러다 보면 넉넉한 살림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제 갚지 않아도 되는 돈'으로 생각해 '가만히 있다가 왜 이러냐'는 등 오히려 당당한 대응을 보이기도 합니다.

 

결국, 그저 믿고만 있을 수는 없는 법입니다.

그러나 채권자가 스스로 채무자에게 정말 돈이 있는지 없는지, 숨겨둔 재산은 없는지 파악하기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고요. 또 업체에 맡기자니 소소하게 드는 비용이 부담되는데요. 오늘은 노심초사하는 채권자분들을 위해 채권추심 법무법인이나 신용정보회사에 의뢰하지 않더라도 여러분 스스로 채무자의 재산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해 걱정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리고자 합니다.

1.채무자 소유의 부동산 추적방법

채무자 소유의 부동산이 발견되면 보다 수월하게 채권을 회수할 수 있습니다. 다른 재산에 비해 금액 단위가 크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더 중요한 채무자의 부동산 추적방법은 '집행권원이 있는 경우'와 '집행권원이 없는 경우' 두가지로 나뉩니다.

1) 집행권원이 있는 경우

채권자라면 집행권원이 무엇인지 어느 정도 알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이런 경우라면 일단 주변 동사무소를 방문해 채무자의 주민등록초본을 발급받으셔야 합니다. 이 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채무자의 전체 이력으로 발급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보통 동사무소 직원들이 출력 전 '어떻게 뽑아드릴까요?'라고 물어보는데요. 굳이 묻지 않더라도 꼭 '전체이력으로 발급해주세요'라고 요구해야 합니다.

전체 이력으로 출력해야 하는 이유는 초본 상에 나타난 주소지를 하나하나 모두 등기와 비교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현재 채무자가 거주할만한 거주지를 유추하는데에도 큰 역할을 하고요.

요즘은 등기소에 가지 않더라도 대법원 인터넷등기소(바로가기)를 통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출력할 수 있습니다. 일단 채무자 초본에 나타난 주소지를 모두 검색합니다. 검색 결과는 박**, 김** 등 소유자의 '성'만 공개되는데요. 채무자의 성과 같은 성씨가 나타난다면 모두 유료로 출력을 받아 상세한 내용을 확인해야 합니다.

유료로 등기를 받았다면 이제 채무자의 이름이 있는 등기를 따로 걸러냅니다. 그리고 이제 직접 채무자가 사는지 살지 않는지, 채무자 주변의 인물들이 모습을 보이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일일이 파악해야 하지요. 잠복을 해도 되지만, 시간이 다소 많이 소요되므로 우편물을 발송해 받는지, 받지 않는지를 확인하는 편이 났습니다. 과거에는 일일이 모두 방문하고 잠복을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지요.


2) 집행권원이 없는 경우

채무자 소유의 부동산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판결문이나 이행권고결정문 등 집행권원을 얻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요. 만약, 그렇지 않더라도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먼저, 채무자에게 채무 변제를 원인으로 한 내용증명을 발송합니다. 그리고 반송이 되었을 때 반송된 내용증명을 가지고 동사무소를 방문해 채무자의 초본을 떼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때 초본은 채무자의 최근 주소지만 확인할 수 있으므로 부동산을 찾아내는 데에는 큰 역할을 하지 않습니다. 자료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여러 조사와 심리적 유추를 병행해야 하는데요. 아무래도 시간도 많이 걸리고 부담도 적지 않는 방법입니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차용증이나 금전소비대차계약서만 가지고 있기 보다 이를 통한 소송을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채무자의 주소가 명확하지 않더라도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소송 도중에 법원에서 주소 보정명령을 내리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되면 결국 집행권원이 있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채무자의 전체 이력이 담긴 초본을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그 초본을 토대로 다시 하나하나 등기부등본을 대조해나가며 범위를 넓히고 좁혀가는 것이지요.

2.채무자의 재산조사&신용조사

부동산을 제외한 채무자의 재산 및 신용을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은 재산명시신청제도를 이용하는 방법과 재산조사, 신용조사로 나뉩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확정된 판결문 등의 집행권원이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1) 재산명시

재산명시신청은 말 그대로 돈을 갚지 않는 채무자로 하여금 현재 재산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 명시해줄 것을 법원에 요청하는 것입니다. 법원에서는 신청의 타당성을 따져 채무자에게 재산을 명시할 것을 명령하게 되며 채무자는 진실되게 임할 것을 선서하고 본인의 재산을 명기해야 합니다. 문제는 채무자가 직접 법원에 나와 선서를 하고 재산을 증명하는 서류를 챙겨와야 하는 점인데요. 때문에 실무에는 채무자가 흔쾌히 재산명시명령을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2) 재산조회

재산명시를 통해 채무자가 모든 재산을 아낌없이(?) 공개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실제 채무자들은 재산명시 정도는 콧방귀를 뀌며 무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바로 연이어 '재산조회'를 신청하는데요. 재산명시는 채무자가 스스로 양심에 따라 현재 재산의 현황을 공개하는 것이지만, 재산조회는 채무자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법원의 명령에 따라 각 은행이나 금융사들을 중심으로 채무자 명의의 재산을 확인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가만히 보면 '그럼 재산조회하면 다 나오겠네'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재산조회의 치명적인 단점은 바로 '비용'의 문제입니다. 재산조회는 단순히 신청만 한다고 해서 모든 재산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정해져 있는 기준표에 몇 항목을 체크했냐에 따라 인지대와 송달료가 산정됩니다. 국내에 은행 수만 해도 수십여개에 달하는 것을 봤을 때, 모든 은행과 금융사 등을 확인하기에는 비용적인 부담이 적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대체로 처음엔 몇 항목을 체크하다가 불어나는 비용에 은근한 부담을 느껴 포기를 하는 채권자분들도 종종 계십니다.

3) 신용조회

위의 두가지 방법은 법원을 통해 진행하는 절차였지만, 채무자의 신용조회는 법원이 아닌 지정된 사설기관에 의뢰해 확인하면 됩니다. 요즘은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10만원이면 가능하다 라는 등의 홍보 문구들도 많이 보이는데요. 결국 비용은 30~40만원 정도 든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신용조회는 법원의 재산조회보다 빨리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재산조사나 신용조사는 사실 몇 번을 반복하면 그리 어려운 절차는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채권추심을 직접 경험해보지 못한 일반인 입장에서는 위의 내용만으로 직접 행동으로 옮기기엔 쉽지 않은게 사실입니다. 혼자 끙끙 앓는 시간에 채무자는 이미 이리저리 재산을 돌려놓을 수도 있으니까요. 오늘도 건강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